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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에서 인재를 알아보는 방법

정리한 날짜
2023/01/26
최종 편집 일시
2024/08/13 06:14

아쉬운 대답 자체보다, 답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라

모든 질문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는 지원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거의 보지 못했다. 보통 한두 번은 삐끗한다. 1) 지원자가 질문을 잘못 이해한 걸 수도 있고, 2) 면접관이 기대한 방향과 다른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원자가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경우라면 더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원한 부서의 가장 중요한 KPI(성과 지표)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종종 하는데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엉뚱한 답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질문을 바꿔서 '이 부서가 달성해야 하는 정량・정성 목표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다시 질문하면 방향을 잃지 않고 답변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원자가 이해할 때까지 계속 질문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3번 정도 추가로 설명했는데도 대답을 잘하지 못한다면 업무 이해도가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입사하더라도 함께 일하기 쉽지 않다.
면접관이 기대한 대답과 다른 방향의 답을 한 경우엔 다른 정보를 좀 더 주며 지원자가 얼마나 생각을 발전시키는지 보는 게 좋다. 예컨대 위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마케팅 부서의 주요 성과 지표는 웹사이트 방문자 수'라고 답한 경우가 있다. (내 생각은 구매 전환율이었다.)
나는 '방문자를 늘리는 전략을 취했을 때 이 방문자들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비즈니스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이때 (꼭 주장을 바꾸지 않더라도)내 코멘트를 반영해 답하는 지원자도 있고, 내 코멘트와는 상관없이 본인의 주장을 반복해 말하는 지원자도 있다. 후자의 경우 피드백을 받고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하기는 어렵다.
면접관을 위한 Tip
면접관의 역할 중 하나는 지원자가 본인의 생각과 가능성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1) 지원자가 알 만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기 2) 사례 혹은 상황을 가정해 설명하기 3) 더 쉽게 답변할 수 있는 질문으로 바꾸기와 같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답 자체보다 납득할 만한 이유를 말하는지 주목하라

물론 면접관의 생각과 다르게 답한 지원자도 채용한 경험이 꽤 많다. 만약 위의 지원자가 홈페이지 방문자를 어떻게 늘리면 건강한 구매 전환으로, 매출로 이어질지 이야기했다면 내 생각과 다르게 말했더라도 훌륭한 답변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만약 내 생각과 같은 답을 했더라도 그 이유에 대해 '그냥 그렇지 않나요?'라고 대답한다면 좋게 평가하기 힘들 것이다.
면접에선 이 지원자가 어떤 논리와 관점으로 생각하는지, 그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잘 설명하는지를 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나도 면접관 초보일 땐 '이유는 빈약해도 나와 생각하는 싱크로율이 맞으니 괜찮겠지, 말을 잘 못하는 걸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고 채용했지만 결국 문제를 겪었다.
스스로 이유를 생각해내지 못하는 지원자가 주로 겪는 문제는 '답이 정해지지 않은 일'을 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정말 중요한 일들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상황에 따라 일의 맥락을 파악하고 나름대로 고민해 답을 내려야 한다.
면접관을 위한 Tip
면접은 정답을 맞추는 시험이 아닙니다. 이 사실을 지원자도 알아야 하지만 면접관도 알아야 합니다. 면접관의 생각을 지원자가 얼마나 똑같이 하고 있는지 평가해선 안 됩니다. 만약 똑같이 생각하는 게 중요한 직무라면 차라리 사전에 필기 과제를 제출하는 걸 추천합니다.

지원자의 주장과 실제 경험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라

우리 회사에 꼭 오고 싶은 지원자라면 열심히 면접 준비를 했을 것이다. 요새는 면접 후기도 많이 공유되기 때문에 회사 면접에서 자주 하는 질문이 무엇인지도 지원자가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때 면접관은 고민이 된다. 지원자가 정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준비한 대답인지.
이럴 때 (지원자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꼬리 물기 질문을 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충분히 본인의 실제 생각과 다르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생각에 맞게 실제로 행동했는지는 속이기 어렵다.
예컨대, '너 커피 좋아해?' '응, 좋아해.' '오 그럼 어떤 커피 좋아해? 어디 카페 자주 가?' '음… 쓴 커피?' '...?' 커피를 좋아하지 않으면 관련 경험이나 행동이 적고, 질문에 자연스럽게 대답하기 어렵다.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회사의 면접 단골 질문 중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팀워크는?'이 있다. 사실 이 질문은 우리 회사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면 어느 정도 회사가 선호하는 답을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어지는 질문으로 '그런 팀워크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혹은 반대의 팀워크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라고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해 앞서 말한 '좋은 팀워크의 정의'와 상관이 없는 답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 회사가 원하는 답은 알지만, 평소에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한 번은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팀워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부족한 부분은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고 답한 지원자가 있었다. 좋은 대답이라고 생각해서 추가 질문을 했다.
팀워크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과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지원자의 대답은 학교 팀 프로젝트에서 외국인 교환학생과 같은 팀이 되었는데 이 친구를 많이 도와주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좋은 이야기지만 앞서 이야기한 팀워크의 정의와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추가 질문을 했다.
그 친구를 돕는 게 팀 프로젝트의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나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은 팀워크라고 했으니까)
음... 프로젝트 자체와는 큰 연결성이 없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친구를 돕는 것에 대해 다른 팀원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커뮤니케이션했는지 알기 위해)
이야기를 하진 않았고, 외국인 친구와는 개별 카톡방에서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팀워크와 다른 행동을 한 격이었다. 일할 때 문제가 생기면 이를 팀에 솔직하게 공유하기보다 별도로 해결할 것 같다는 우려도 들었다.
면접관을 위한 Tip
면접에서는 '의지'보다는 '히스토리'를 묻는 데 시간을 써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살면서 중요한 시점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결정했는지 물어보세요. 실행력이 좋은 사람인지,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하는 사람인지, 의존적인지, 독립적인지,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인지 등등 업무와 관련 없는 경험에 대한 이야기라도 알 수 있는 정보가 많습니다.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라

경력직 대상으로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떤 이유로 이직을 결심하셨나요?' '어떤 이유로 퇴사하셨나요?'다. 초보 면접관일 땐 이런 단골 질문은 '모범 답안을 준비했겠지'라는 생각에 답변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갈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 질문에서는 중요한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1) 지원자가 문제 해결 의지를 가졌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었을 때 '이 지원자분은 문제가 발생하면 동료 탓이나 회사 탓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 가장 좋지 않다.
'회사 문화상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적어 퇴사를 결심했습니다'라는 대답을 많이 듣는데, 추가 질문으로 우려할 만한 부분이 있는지 캐치할 수 있다.
어떤 부분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적다고 생각했나요?
재택을 하고 싶었는데 상사가 나를 믿지 못해 재택을 시켜주지 않았다고 대답한 분도 있고, 팀장이 정보를 쥐고 공유하지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대답한 분도 있었다. 여기까지도 아리송하다. 그럼 다시 묻는다.
상사에게 한 번 더 이야기해보거나, 직급이 더 높은 사람에게 이야기해보는 옵션도 있지 않았을까요?
'위의 상사도 똑같아서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말해도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등의 대답을 하는 경우, 회사에서 문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다.
2) 지원자가 이전 회사에서 채우지 못한 결핍을 우리 회사에선 채울 수 있는가
그럼 불만을 말하면 무조건 좋지 않은 걸까? 그렇지 않다. 불만이 있어야 이직 결심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 회사에 불만을 가졌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 불만의 이유가 무엇인지,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전 회사가 활발하고 논의를 많이 하는 문화여서 이직을 결심했다고 이야기한 분이 있다. 처음에는 '그게 왜 이직 이유지?' 싶어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
제가 전에 다닌 회사는 팀원들끼리 아이디어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며 디벨롭하는 걸 '일 잘한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에 집중할 시간이 있을 때 더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하기보단 메일이나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하고, 대신 생각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문화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회의 시간을 미리 정하는 등의 정책을 제안해보긴 했지만, 팀원들의 성향과 잘 맞지 않아 이런 정책들이 정착하지 못했고, 결국 점점 제가 지향하는 방향과 다르다고 느껴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마침 우리 회사는 집중 근무 시간이 잘 지켜지는 회사였고, 지원자가 말한 내용이나 이유에서 '이 사람이 어떤 불만을 느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했는지'를 잘 알 수 있어 좋게 평가한 기억이 있다.
면접관을 위한 Tip
가장 알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이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오래 다닐 것인가'입니다. 아무도 '3개월만 다니다 퇴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 이 질문을 활용하면 지원자가 문제 상황에 부딪혔을 때 '퇴사'와 '문제 해결' 중 어떤 옵션을 택하는지 아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도적으로 일하는 태도를 확인하려면 이렇게 질문하라

'어떤 사람이 이 포지션에 잘 맞을까?'를 생각해보면 꼭 들어가는 조건이 있다. 바로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회사에서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관찰해본 결과, 이들이 가장 잘하는 건 여러 업무의 우선순위를 파악해서 우선순위가 낮은 일은 과감히 하지 않고, 우선순위가 높은 일을 집중해서 하는 것이다.
물론 직무 특성상 스스로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것보다 정해진 프로세스를 지키며 꼼꼼하게 일하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선돼야 할 건 지금 이 포지션에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고민 끝에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채용하기로 했다면, '케이스 스터디' 질문 방식을 활용해볼 수 있다. 하나의 상황을 주고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물어보는 것이다.
지원자님이 입사했다고 가정해볼게요. '제품 A를 한 달 안에 1000개 판매한다'는 목표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위와 같은 질문을 하면 답변이 매우 다양하게 나온다. 그중에서도 '주도적으로 일하는 성향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다음과 같은 대답이었다.
일단 제품 A가 가장 많이 팔릴 플랫폼을 찾아보겠습니다. 만약 B 플랫폼에서 제품 A와 비슷한 카테고리의 물건이 많이 팔린다면 어떻게 이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입점시킨 후엔 플랫폼 담당자와 논의해서 효과적인 마케팅 방식을 확인하고 직접 그 방식을 실행해 볼 것 같습니다.
좋은 대답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1) '판매 성과'라는 가장 중요한 목적을 캐치했고, 2) 이를 정해진 시간에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진행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체적인 업무 상황을 제시하면, 빨리 대답을 해야 하는 지원자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에 따라 대답할 확률이 높다. 때문에 평소의 태도나 습관을 확인하고 싶다면 케이스 스터디 질문 방식을 활용하면 좋다.
면접관을 위한 Tip
이런 유형의 질문을 할 때는 지원자뿐 아니라 면접관에게도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질문은 답변에 어느 정도 유형이 있지만, 케이스 스터디 질문은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었을 때도 빠르게 지원자의 태도와 업무 습관을 파악할 수 있어야겠죠. 이런 순간적인 판단력을 키우고 싶다면, 지원자들의 답변을 기록해 뒀다가 면접 후에 '이런 이유 때문에 이렇게 답했구나'하고 복기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추가 질문도 흘려듣지 말아라

나는 보통 면접을 시작하면서 마지막에 10분 정도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 추가 질문 시간에도 지원자가 팀과 어울리는 사람인지, 일을 잘할 사람인지 평가할 여지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좋지 않은 질문은 맥락이 없는 질문이다. 기획 부서 면접을 실컷 보고 나서 '마케팅팀은 어떻게 일하나요?'라고 묻는 등 면접에서 전혀 나오지 않은 주제로 질문한다면 아무래도 '우리 회사에 대해 별로 궁금하지 않은데 질문을 짜내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면접관 입장에서 기억에 남는 좋은 질문은 2가지 종류다. 1) 내가 이 포지션에서 일을 잘하려면 어떤 것에 집중하면 될지와 2) 내가 이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기 위해 알면 좋을 것에 관한 질문이다.
최근에 받았던 추가 질문 중 기억나는 건 '이 포지션에서 중요한 역량은 우선순위 선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면접관님은 어떤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시나요?'였다. 이 질문을 통해 포지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더 잘하고 싶은 의지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관을 위한 Tip
이때 '면접관=회사'라는 태도로 답변해야 합니다. 모든 직원이 그래야 하지만, 특히나 면접관이 회사 전체의 지향점과 조직 문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등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확실하게 하려면 아예 행동 수칙을 정리해 면접관들끼리 공유해도 좋습니다.

마지막, 지원자는 면접관을 보고 입사를 결정하기도 한다

면접관은 '지원자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아니라 회사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면접관도 지원자를 평가하지만, 지원자 또한 면접관과 회사를 평가한다.
능력 있는 지원자는 우리 회사 면접만 잘 보는 게 아니다. 다른 회사 면접도 잘 볼 것이다. 그럼 선택권은 지원자에게 넘어간다. 지원자가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회사를 선택할 때 면접에서의 경험 또한 중요한 정보일 것이다.
두 회사의 조건이 비슷하다고 했을 때 한 회사에서의 면접 경험이 안 좋다면 당연히 그곳엔 가지 않을 것이다. 더 좋은 조건이더라도 면접 경험이 너무 좋지 않다면 갈지 말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좋은 사람을 데려오고 싶다면 면접관도 좋은 태도를 가지고 면접에 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