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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실무 vs 관리' 업무 밸런스

정리한 날짜
2023/02/14
최종 편집 일시
2024/12/30 16:06
실무 vs 관리 균형 지수 진단 질문
아래 다섯 가지 질문 각각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그렇지 않다 2점, 보통이다 3점, 그렇다 4점, 매우 그렇다 5점으로 점수를 매긴 후 합산해보세요.
나는 어떤 일에 대해서 내가 할지 팀원들에게 분배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다.
직접
나는 팀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고, 팀원들이 일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제 때 파악해서 해결해 준다.
나는 팀원이 갑작스럽게 이탈했을 경우에도 중요한 업무는 스스로 백업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실무 전문성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
나는 나의 팀 업무 관리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만일 위 질문에서 20점 이상을 받았다면, 실무와 관리 밸런스가 탁월한 리더입니다. 하지만 15~20점을 받았다면 일부 영역의 개선이 필요하고, 0~15점을 받았다면 이 글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팀장, 중간 관리자, PM 등의 리더십 역할은 보통 일을 잘하는 사람이 맡게 된다. 실무를 잘하는 사람에게 관리도 잘하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리더십 역할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무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강화되는 반면, 리더십은 팀장·중간 관리자의 자리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익히기 힘든 능력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리더십, 관리 역량까지 준비가 되어 있는 초보 팀장·중간 관리자는 매우 드물다.
열심히 그리고 신나게 실무에서 성과를 내면서 달리고 있던 인재에게 이제부터 조직 관리를 통해 '팀으로 성과를 내라'는 미션을 주면, 첫 번째 고민이 시작된다.
어디까지 내가 하고, 어디까지 시켜야 하는 거지?
즉 실무와 관리의 밸런스, 그 쉽지 않은 고민은 처음 리더를 맡은 모든 사람들이 겪는 고민이며, 오랜 경험을 쌓고 열심히 역량을 쌓아도 '나아질 뿐', '해결'되기는 힘든 어려운 주제이다.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유형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
지금까지의 관찰에 따르면 처음 시작하는 리더들은 유형 1이 많은 것 같고, 오래될수록 유형 2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둘 다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중요한 실무를 팀장이 다 해버리면 팀원들의 역량이 발전될 기회가 없어지고, 이 팀의 실력의 총합은 팀장이 가진 것 이상이 되기 힘들다.
그렇다고 팀장이 실무를 모두 팀원에게 맡기면 팀원들이 실제 사례를 보고 배울 기회가 없어진다. 이 팀은 팀원들은 현재의 실력 이상으로 발전하기 힘들다. 또한 이런 상태가 오래가면 실무에서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는 팀장을 팀원들이 존경하기 힘들어진다. 팀장 스스로도 전문성이 떨어져 향후 커리어 개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전 기업 문화에서는 '관리'만 잘하는 팀장이나 임원도 살아남았으나 이제는 다르다. 본인만의 전문성은 리더가 되어서도 반드시 유지 및 발전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리더는 그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성과로 말을 하는 사람이다. 실무자일 때와 '게임의 룰'이 달라진 것이다. 리더 개인의 성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 '팀'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본인의 시간과 역량을 팀원들의 그것과 최적의 상태로 조합하여 팀으로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앞으로 이야기할 모든 솔루션은 이 룰에 바탕을 둔 것이다.
경영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보통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쓰는 비유이다. 그러나 이 경우만큼은 이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균형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실무와 관리 두 영역을 모두 놓칠 수 없다. 중간 관리자, 팀장, 임원으로 가면서 그 비중은 달라질 수 있지만, 계속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명심하자.
'실무'와 '관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팀장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팀원'의 존재이다. 처음부터 믿을 수 있는 팀원이 있다면 행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팀장이 실무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관리에 에너지를 쓰려면 반드시 팀원을 육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팀장이 계속 실무에 시간을 써야 하고, 그럼 팀원의 실력은 늘지 않아 결국 유형 1의 덫에 영원히 갇히게 된다. 이 내용은 이전의 다른 아티클 '팀원을 프로로 만드는 법: 성장의 파트너가 되어주자'에서 참고하자.
이 아티클에서는 실무·관리 균형을 위한 세부적인 솔루션에 더 집중했다. 한 가지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은 존재한다.

좋은 플레잉 코치가 되기 위한 핵심 질문

실무·관리 밸런스를 갖춘 팀장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팀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이면서도 팀 전체의 성과를 올리는 책임도 받은 코치의 역할도 함께 수행해야 하는 사람인 플레잉 코치(playing coach)가 떠올랐다. 좋은 플레잉 코치가 되기 위한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팀의 발전 단계에 따른 실무 vs 관리 균형은 무엇인가?
어떤 일을 실무로 하고 어떤 일을 관리해야 하는가?
팀의 크기에 따라 실무 vs 관리 균형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잘 모르는 분야의 실무 vs 관리 균형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지금부터 각각의 질문들을 하나씩 살펴볼 것이다.
Q1. 팀의 발전 단계에 따른 '실무 vs 관리' 균형
팀의 발전단계에 따른 플레잉 코치의 역할을 축구 경기에 비유해서 생각해보자.
경기 초반에는 공격수로 뛰면서 1~2골을 넣고, 중반에는 미드필더로 가운데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고, 후반에는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잘 뛸 수 있도록 수비수로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후반에도 '중요한' 역습 공격은 간헐적으로 직접 주도한다.
팀 구성 초기(6개월~1년)에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반드시 리더가 '직접' 수행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상사를 비롯한 조직 전체에 그 팀의 실력을 증명해 신뢰를 얻어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팀장의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팀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또한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프로세스 및 방법론의 가장 우수한 사례(Best Practice)를 리더가 직접 만들어서 팀원들의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팀원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합을 맞추면서 서로 신뢰가 형성된다.
이 기간 동안에는 나를 대신해 중요한 일을 해줄 수 있는 팀원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나와 함께 하여 경험을 쌓게 하고, 두 번째 일로는 중요도는 높지만, 시급성이 낮은 일을 주어 경험을 쌓게 하자. 그러면 시급성에 대한 부담감을 적지만 중요한 일을 맡음으로써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팀 구성 중반 이후로는 핵심적인 업무의 일부분도 위임할 수 있다. 핵심적인 일을 영원히 팀장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말자. 믿을 수 있는 팀원을 키워 내기 위해서는 질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을 리더가 계속 쥐고 있으면 팀원이 성장할 수 없다. 조금 불안하더라도 중요한 일을 점점 맡기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팀의 발전단계에 따른 실무·관리의 밸런스를 정리하면 초반에는 극단적으로 균형을 무너뜨려 실무에 집중하고, 가능하면 팀원들을 많이 참여시켜 이 과정을 함께하게 한다. 팀의 대내외적인 신뢰를 확보한 후에는 시급성이 낮은 일 위주로 조금씩 위임한다. 즉 관리의 영역을 늘려가는 것이다. 팀원들의 역량이 더 올라오면 시급성도 높은 일까지도 일부 위임하고 관리에 집중한다. 다만 이때에도 중요하고 시급성이 높은 핵심 업무영역에 해당하는 일 중의 일부는 반드시 '직접' 수행해야 한다. 본인의 전문성 및 실무 감각 유지를 위해서이다.
리더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대화가 하나 있어 소개한다.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보험중개사 지점장님을 만나 보험상담을 하고 가입을 할 일이 있었다. 꽤 많은 수의 직원들을 관리하시는 분이었는데 영업을 직접 하시는 것이 신기해서 '관리하시는 것만 해도 일이 많으실 텐데 이렇게 직접 영업을 하시는 이유가 있는지'를 여쭤 보았다. 그러자 그분이 다음과 같이 답하셨다.
실무를 조금씩 하지 않으면 직원들을 관리할 수가 없습니다. 보험 상품이나 정책이 수시로 변화하고 새로운 상품도 나오고 하기 때문에 영업을 직접 하지 않으면 감을 잃습니다. 그렇게 되면 직원들의 관리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일부 시간은 반드시 영업을 직접 하는데 씁니다.
Q2. 업무의 중요도에 따른 '실무 vs 관리' 균형
개인의 주장 (중요도와 시급성에 따른 업무 영역)
중요도와 시급성이 모두 높은 A영역
팀장·중간 관리자는 그 팀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선수다. 그래서 A영역의 업무는 리더가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항상'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팀 발전단계 초기에는 A영역을 팀장이 직접 리드하다가 후반에는 믿을 만한 팀원에게 위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후반에도 매우 핵심적인 일들은 간헐적으로 직접 리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팀의 예를 들어보자. 전략팀의 많은 주요 업무 중에 '경영관리체계 운영'이라는 업무가 있다. 이는 10월에 향후 5년간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 후 월간 회의, 분기 회의, 반기 회의 등을 통해 그 실행을 모니터링하는 업무이다.
처음 팀장에 부임된 1년은 가장 핵심적인 업무인 중장기 전략 수립은 물론, 월간, 분기, 반기 회의 모두 자료도 직접 만들고 관리하였다. 직접 해야 업무 파악이 빠르고, 위와 옆 관계와 신뢰를 쌓을 수 있고, 팀원들에게도 '좋은 예'를 보여주어 신뢰도 얻으면서 동시에 육성도 해야 했다. 또한 직접 리드를 하면서 기존의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일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1년이 지나고 나서는 월간, 분기, 반기 순으로 중요도가 덜한 부분부터 위임했다. 여기서 위임이란 아예 업무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다.
2년 차가 되고 3년 차가 돼도 매년 하는 중장기 전략 수립 업무는 반드시 직접 리드했다. 이 업무의 경우 사내의 모든 정보를 깊게 알고 있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의 효율성과 향후 설득을 위해서도 직접 리드하는 것이다.
중요도는 낮으나 시급성이 높은 B영역
B 영역의 업무는 팀장·중간 관리자가 놓치기 가장 쉬운 영역이다. 중요도가 낮기 때문에 팀의 주니어들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시급성이 높은 업무들은 각종 데이터 요청, 자료 작성 요청, TFT(Task Force Team) 협조 요청 등 보통 팀 외부에서 업무 협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들을 주니어들에게 맡겨 놓으면 다른 팀 혹은 상위부서 등에서 너무 쉽게 요청을 하게 된다. 즉, 주니어에게 요청을 하는 것은 부담이 없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넓은 범위의 데이터를 요청한다든지  필수적인 것이 아닌데 형식적으로 자료 작성을 요청한다던지, R&R(Role and Responsibility)을 벗어나는 일을 요구하는 등의 일이 빈번하다.
이런 일은 팀장이 직접 받는 것이 좋다. 실제 일을 진행하는 것은 팀원들이 하는 것이라도 요청은 반드시 팀장을 통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팀원들이 밀도 있는 일을 하면서 경험과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팀장 선에서 걸러낼 수 있는 요청은 걸러줘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업무협조가 빈번한 팀을 나열한다. 그리고 그 팀 팀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앞으로 모든 요청은 팀장·중간 관리자에게 직접 해주셨으면 좋겠다.
의도가 나쁜 것이 아니기에 생각보다 쉽게 동의할 것이다. 또한 위에서(임원 혹은 상위부서) 오는 질문들 중에 바로바로 리더가 답할 수 있는 것들은 하는 것이 좋다. 팀장·중간 관리자는 구성원 중에 가장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자리이다. 하여 바로 답변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팀원에게 일을 전달할 때에는 추가적인 작업이 많이 필요한 경우에만 부탁하자.
중요도는 높으나 시급성이 낮은 C영역
C영역은 팀원의 역량 향상을 위한 귀중한 기회이므로 C영역의 업무들은 과감하게 위임한다. 권한 위임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전엔 발행한 아티클 '팀장이 해야 하는 단 한가지, 성과관리'를 참고하자. 이 글에서 권한이 잘 위임된 이상적인 팀장의 모습을 아래와 같이 묘사하였다.
권한위임이 잘 된 팀원이 팀장을 바라볼 때  업무를 할 때, 나는 최대한의 자유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 팀장님이 나를 믿고 있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팀장님께서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점검하시기 때문에 업무 계획과 미리 합의한 주요 일정을 맞춰야 한다는 건강한 긴장감은 항상 존재한다. 
정기적인 미팅 때, 고민거리를 말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 주신다. 내 직급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는 과감하게 나서 주신다.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씀드리면 어떻게든 보완해 주신다. 업무 진행에 필요한 크고 작은 의사 결정을 빠르게 내려주신다.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더라도 항상 팀장님께서 책임져 주시기 때문에 결과가 무서워서 업무 태도가 소극적으로 바뀐 적은 없다.
위임 초반에는 '깊게' 관여하고, 팀원의 실력이 올라올수록 '가볍게' 관여한다. '관여'란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작은 것까지 하나하나 잔소리하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부딪히는 어려움의 해결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해한 주제 함께 토론해주고, 다른 팀과의 이해관계가 걸린 부분이 있으면 나서서 해결해주고,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면 지원해주고, 의사결정을 빨리 해주는 것이다.
중요도도 낮고 시급성도 낮은 D 영역
언급할 필요도 없이 이 영역의 일은 가능하면 줄이는 것이 좋다. 줄일 수 없다면 인턴이나 파트타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자.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팀원들에게 '핵심적인 일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우선순위 낮은 일의 과감한 정리를 통해 팀원들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선물하자.
단순 리서치,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 입력 및 정리, 시스템 단순 결재 상신 등의 업무는 업무량을 줄이거나 인턴이나 파트타임을 활용한다. 반복되는 데이터 정리·분석 작업은 엔지니어와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주인을 찾는 것도 좋다. 사업부의 정기 회의 일정을 잡는 것과 같은 리더들의 일정이 중요한 업무는 사업부의 비서에게 부탁한다. 우리 팀 인턴의 월급 지급을 위한 시스템 작업은 인사팀으로 넘기자.
우리 팀의 핵심 업무가 아닌 경우에는 위와 옆에서 요청이 들어와도 정중하게 거절할 필요도 있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회사 내에서 상당한 정치력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방향과 의지다. 일을 피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회사 전체를 위해 '생산성'을 높여 더 '크게'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설득해 나가자.
Q3. 팀의 크기에 따른 '실무 vs 관리' 균형
팀의 크기에 따라서도 실무와 관리의 균형 및 관리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 팀원의 숫자가 많아지면,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팀원의 범위에 따라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나는 2명 팀부터 18명 팀까지 다양한 팀을 맡아서 리더 역할을 경험했는데, 이 경험에 근거하여 이야기하면 아래와 같이 밸런스를 조정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다.
소규모(0~3명) 팀: 실무 7, 관리 3
중규모(4~9명) 팀: 실무 5, 관리 5
대규모(10명 이상) 팀: 실무 3, 관리 7
소규모 팀이라면 우선 실무에 집중하자. 작은 팀에서 팀장이 관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면 실제로 일할 사람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실무에 집중하면서 일부 일을 위임하여 팀원들의 실력을 키우는 것도 잊지 말자.
점차 팀의 역량을 증명하면서 팀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단, 무조건 적으로 팀의 크기를 키운다기보다는 조직에서 중요한 일을 해낸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역할을 확대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10명이 넘는 대규모 팀이라면 관리 방법을 잘 생각해야 한다. 혼자서 9명을 모두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무 많은 팀원을 관리하면 1:1 미팅을 통한 피드백 및 코칭, 커리어 상담, 고민 상담, 업무 논의 등 각각의 팀원이 필요한 수준의 관심과 지원을 받는 것이 힘들어진다.
이 때는 반드시 중간 관리자를 활용해야 한다. 공식적인 파트장을 임명하는 것도 좋고, 이것이 힘들다면 공식적으로라도 일 단위로 PM(Project Manager)를 두는 방식이 좋다. 팀장은 중간 관리자를 관리하고, 중간 관리자가 팀원을 관리한다. 위계 체제를 만드는 것 같아 불편한 기분이 들 수 있지만, 효율적인 성과관리를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팀원들은 리더의 세심한 케어가 필요하다. 회사 생활이 힘들 때, 팀 동료와 갈등이 있을 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야기를 들어주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시간'을 써야 하는데 10명이 넘어가면 이것이 물리적으로 힘들다. 그러면 팀원들은 방치되는 느낌을 받고 본인의 업무 성취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높아진다. 그래서 큰 팀의 경우 중간 관리자를 두어 '관리'의 영역도 일정 부분 위임해야 한다.
Q4. 잘 모르는 분야의 '실무 vs 관리' 균형
전략·영업 분야에서 주로 전문성을 쌓아오던 나는 잘 모르는 분야의 팀에서 팀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그동안 커리어에서 근처에도 가본 적 없었던 *SCM(Supply Chain Management)*' 업무를 하는 팀이었고, 이곳에서는 어차피 실무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원자재 조달에서 마지막 단계인 제품 배송에 이르기까지 제품 또는 서비스와 관련된 상품, 데이터 및 재정의 흐름을 관리하는 일
하지만 팀의 규모는 18명이나 되었던 큰 팀이었기 때문에 팀장에게는 실무보다는 '관리'가 중요한 요구 역량이었고, 전문성이 없더라도 팀을 맡을 수 있었다.
먼저 팀을 세 개의 파트로 나누었고, 다행히도 그 세 개의 파트에 각각 전문성이 있는 매니저를 채용할 수 있었다. 난 이 세 분을 관리하는데 집중했다. 우선 워크숍을 통해 각 파트의 미션(존재의 이유)과 목표를 명확하게 했고, 이를 바탕으로 1년 동안 해야 할 '핵심 활동'을 정의했다. 이후 일상 업무(daily operation)는 각 매니저가 맡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주기적으로 주간 및 월간 목표와 핵심 활동의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이렇게 미션과 핵심 활동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리더는 자연스럽게 팀원들이 하는 일의 '중요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면,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왜 그 활동이 다른 활동보다 중요한 '핵심'인가? 그 활동을 다 완수하면 결국 '미션'을 달성할 수 있는가?
팀장으로서 내가 직접 주도했던 것은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 그리고 위기상황 관리이다. 이전 커리어가 주로 전략이었기 때문에 이슈·근인·해결책을 찾는 문제 해결 역량은 나의 전문 분야 중 하나였다. 이를 활용해 현재 프로세스나 시스템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일을 진행했다.
이 부분은 시간과 리소스의 투자도 필요하고, 다른 팀과의 협업도 필요한 부분이라 직접 리드하는 것이 효율적이었고, 각 파트의 매니저분들은 일상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 더더욱 리더가 맡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또한, 5억 원이 넘는 대형 장비가 잘못 배송되었는데 배송비만 몇천만 원 수준이라든지, IT 시스템에 갑자기 문제가 생긴다던지, 예상 못한 호황으로 재고가 부족하다던지 등의 위기 상황은 직접 관리했다. 이 분야에 전문성은 없지만, 유관부서와 담당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빠르게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도출하여 외부와 직접 소통(때로는 공식 사과)하는 일은 리더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해야 하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위기 상황에서 다른 팀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평소에 관계를 잘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다. 또한 상황 발생 시 상황의 위급성을 숫자를 통해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실무와 관리 균형에 정답은 없지만 길은 있다

실무·관리의 장기적인 목표를 이렇게 잡아 보면 어떨까?
리더인 내가 없어도 문제없이 돌아가는 팀. 내가 2주 정도 휴가를 가더라도 팀이 잘 운영되고, 장기적으로는 내가 이직을 하더라도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팀.
이런 팀을 만들 수 있는 고수 팀장님은 팀원들에게 이렇게 기억될 것이다.
팀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 본인이 개인으로 빛나는 것보다는 팀원들을 성장시켜주는 사람. 초반에는 직접 중요한 일을 처리하더라도 과정까지 세세하게 공유해주고 관찰할 기회를 줘서 팀원들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사람
팀원들을 챙겨주는 사람: 팀원들이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서 적절한 피드백과 코칭을 받아서 결국은 조금씩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게 해주는 사람.
본인도 계속 발전하는 사람: 같은 성격의 업무더라도 학습을 통해서 얻은 새로운 방법을 쓰고, 본인의 전문성을 계속 키워서 그것을 팀원에게도 공유해 주는 사람.
이상적이지만 행복한 상상이다. 실무·관리 밸런스 관리는 정말 쉽지 않은 주제이고 정답도 없고 그리고 끝도 없다. 리더십의 대부분의 분야가 그렇듯 완결보다 지속적인 개선을 해 나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위의 글들이 조금이라도 도움과 자극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당신과 당신의 팀을 응원한다.
요약
중요한 실무를 팀장이 다 해버리면 팀원들의 역량이 발전될 기회가 없어지고, 팀장이 실무를 모두 팀원에게 맡기면 팀원들이 실제 사례를 보고 배울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에 팀장에게는 실무와 관리 사이의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팀의 발전 단계에 따라 초반에는 실무에 집중하여 팀원들이 배울 수 있게 해 주고, 점차 업무를 위임하여 후반에는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이때에도 팀장 본인의 전문성과 실무 감각 유지를 위해 핵심 업무 중 일부는 직접 수행하는 것이 좋다.
업무 성격에 따라 '중요도는 높으나 시급성이 낮은 업무'는 팀원에게 업무를 위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중요한 업무이지만 조직 내에서 시간에 대한 압박이 덜한 업무 위주로 팀원들에게 업무를 위임해보자.
팀의 크기에 따라 소규모 팀에서는 팀장도 우선 실무의 비중을 높여 팀의 역량을 키우며 점차 팀의 크기를 키워나가는 전략이 좋다. 팀의 크기가 커지면 중간 관리자를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팀을 관리하자.
잘 모르는 분야의 팀을 맡게 되면, 실무보다는 관리의 영역이 더 중요하다. 우선 해당 팀을 전문 영역에 따라 파트로 나누고 각 파트별 전문가와 소통하여 실무를 간접적으로 관리하고, 팀장으로서 다른 팀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 그리고 위기상황 관리 역할을 주도할 수 있다.
팀장의 실무와 관리 균형에 정답은 없지만 지속적인 밸런스 개선을 통해 리더인 내가 없어도 문제 없이 돌아가는 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