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통해 간단하게 생각해 보자. 능력치 10인 사람을 열 명 모아 놓으면, 능력이 100인 팀이 형성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팀장인 당신은 능력치 100으로 원하던 프로젝트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열 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오히려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팀보다 생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일이 왜 벌어질까? 답은 바로 '사람'에 있다. 팀 구성원은 로봇이 아니다. 인공지능도 아니다. 바로 '사람'이다. 사람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자원이다.
그래서 리더가 중요하다. 그래서,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의 선임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뛰어난 선수만을 모아놓는다고 해서 잘하는 팀이 되지 않는다. 선수들의 역량을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가 있어야 좋은 팀이 된다. 감독이 바뀌면서 팀의 역량이 달라지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많다. 팀의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또한 리더가 맡은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그래서, 생산성을 고민하는 리더들을 위한 7가지 도구를 준비했다. 이 도구들을 잘 활용해서 팀의 생산성을 올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팀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7가지 도구
1. 병목 지점 뚫기: 팀의 속도를 결정짓는 가장 느린 팀원 해결법
부대원 중 한 명이라도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되는 행군이라면, 가장 빠른 부대원의 속도가 행군의 속도를 결정지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행군에서는 모든 부대원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느린 부대원의 속도가 행군의 속도를 결정하게 된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도 같은 속성을 지닌다. 프로젝트에 속한 구성원들이 자신의 해야 할 일을 충실히 수행해야 정해진 기한 내에 결과가 나온다. 만약, 어느 한 파트에서 기대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면 전체 프로젝트의 퍼포먼스가 저하되게 된다.
이른바 '병목'을 해결해야 효율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다. 병목 지점이 아닌 다른 곳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대책을 세워봐야 시간과 노력만 낭비하게 된다. 교통 체증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교통 체증의 핵심이 되는 위치가 존재하는데 엉뚱한 곳에서 교통정리를 한다면 체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팀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병목 지점이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원인을 알아야 해결을 할 수 있다. 작업이 특정 지점에서 밀린다면 병목 지점이 쉽게 보인다. 하지만 병목 지점으로 인해 다른 파트의 생산성도 같이 낮아져 있으면 주의 깊게 살펴야 찾을 수 있다.
병목 지점은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발견하는 방법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다만, 특정 부분의 생산성이 떨어져도 전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병목 지점이 아니다. 반드시 전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 살펴봐야 한다.
팀 전체의 생산성에 문제가 없어 보일 때도 어느 지점이 팀의 생산성을 좌우하고 있는지 확인해 두면 좋다. 생산성을 더 끌어올리고자 할 때, 병목 지점에 보다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대체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병목 지점을 확인했으면 다음으로는 병목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인원이 부족할 수도, 팀원의 역량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팀의 원화가는 귀여운 캐릭터를 잘 그리는 사람인데 프로젝트는 디스토피아를 테마로 하고 있다면 원화가 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
원인이 확인됐으면 원인에 맞는 적절한 해결책을 실행해야 한다. 사람을 더 충원하거나 교육을 진행하거나, 작업 내용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이때 병목이 일시적인 것은 아닌지 고려해야 한다. 일시적인 병목에 지속적인 해결책을 사용하면 나중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시적으로 아트 리소스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면 인력 충원보다는 외주를 고려하거나 작업 순서를 조정하는 쪽이 더 나을 수 있다.
2. 구체적인 업무 지시: 고민 시간을 줄이는 팀장의 내비게이션
모임에 늦게 합류하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는 질문에, "OO 센터에 있는 OOO이야"라고 대답했을 때와, "OO 센터 들어와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지하로 내려와. 왼쪽 뒤에 XX가 있는데, XX 지나서 쭉 가면 끝에 있는 OOO 앞에 있어"라고 대답했을 때 과연 어느 경우에 친구가 모임에 더 빨리 합류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고민하고 생각하는 데 드는 시간이 꽤 많다는 걸 금방 알게 된다. 결과물만 보면 5시간이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지만, 고민하는 시간 때문에 실제로는 8시간, 10시간까지 소요되기도 한다.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개인과 팀의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다.
간혹 정확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구체적인 업무 지시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한두 번에 끝날 일을 서너 번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되면 시간 낭비가 클 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동기도 크게 떨어진다. 친구 사이에서도 "OO 센터에 있어, 알아서 찾아와"라고 했다면 모든 음식점을 확인하느라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다음부터 그 모임에 나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척하면 척이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이런 말을 좋아하는 리더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회자되는 리더는 커뮤니케이션에 미숙하다는 증거다. 리더는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만 이해할 수 있게 말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위해서는 먼저 업무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한다. 리더라면 팀의 업무를 모두 잘 이해하고 있을 것 같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디자인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애플리케이션 제작팀을 이끌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리더가 디자인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피드백을 주기는 어렵다. 따라서 리더는 자기 팀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에 대해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디자인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고 하더라도 막상 자기 생각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자와 대화를 반복하면서 의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리더가 생각하는 '캐주얼'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다른 게임 중에서 리더가 생각하는 캐주얼을 구현한 사례와 캐주얼하지만, 리더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사례를 들어줄 수 있다. 이런 예시를 통해 디자이너는 리더가 원하는 지점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위 리더에게 보고하듯 팀원에게 업무 지시할 때도 공을 들여야 한다. 상위 리더에게 보고할 때는 상위 리더가 내용을 오해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일을 실제로 진행하는 사람은 상위 리더가 아니고 팀원이다. 팀원이야말로 작업을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팀원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야 한다.
3. 동기부여: 하고 싶은 마음을 통한 역량 강화시키기
핵심은 '몰입 정도'에 있다. 사람은 몰입 정도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달라진다. 공부를 예로 들면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게 공부한 세 시간보다, 집중하고 몰입한 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몰입하지 못한 채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는 사람은 몰입해서 진행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노력하는 자'도 몰입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즐기는 자'를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있다.
생산성을 얘기할 때, '동기부여'가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기부여가 없어도 일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동기부여가 되어 있을 때, 업무에 더 몰입하게 되고, 생산성도 크게 향상된다. 동기부여에 더 높은 성과를 지향하는 태도가 포함되어 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팀 생산성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곳은 바로 전쟁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싸움에 앞서 장군이 병사들 앞에 서서 연설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단순히 장군의 권위를 앞세우려고 연설에 공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 전쟁터에서는 조직의 생산성이 승리와 생존으로 연결된다. 즉, 승리와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동기부여인 것이다.
수천 명, 수만 명 병사의 사기를 높여야 하는 장군에게는 한 번의 명연설이 중요하다. 하지만, 십여 명 정도의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구성원 각자에게 맞는 동기부여 수단을 찾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높은 보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삶의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등에 따라 접근이 달라진다.
한 사람의 가치관을 알기 위해서는 자주 대화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눠서 파악해 둘 수도 있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직접 물어봐도 좋다. 편견에 기대어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단정 짓거나, 몇 가지 단서를 통해 마음대로 파악하는 건 좋지 않다.
구성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알게 됐다면, 이를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와 연결시켜야 한다. 생존이라는 병사의 목표가 전쟁에서의 승리라는 조직의 목표와 연결될 때, 병사의 동기는 강화되고 전투에서도 최선을 다하게 된다.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연결되었더라도 자신이 이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동기가 강화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구성원의 역할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하며, 구성원의 기여가 조직의 성공에 꼭 필요함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이때, 가급적이면 구성원의 역할이 어떻게 조직의 목표에 기여하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면 좋다. 이런 이야기를 꾸준히 나누는 것 만으로도 구성원에게는 좋은 암시가 될 수 있다. 이렇듯 스스로가 조직에서 중요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일은 동기부여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4. 비전 일치: 팀원들의 실행에 가속도를 붙이는 연료
'비전'이라는 용어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여기에서 '비전'은 팀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포함한다. 명확한 비전이 구성원들의 머릿속에 동일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을 때 팀의 생산성은 향상된다.
축구팀을 생각해 보자. 승리라는 목표는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다. 그런데, 어떤 선수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승리를 거두려고 하고, 어떤 선수는 전방 압박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면 팀의 진형이 무너지고, 팀의 역량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
회사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가진 비전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누군가는 팀의 비전과 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논의가 끝난 얘기들로 다시 논쟁이 발생하기도 하고, 팀의 비전과 맞지 않는 작업 내용 때문에 같은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한 마디로 낭비가 발생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낭비를 예방해야 한다.
일치된 비전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전이 명확해야 한다. 비전 자체가 명확하지 않으면 모두의 머릿속에 동일한 모습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 비전을 명확히 하는 좋은 방법은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해야 하는 이유는 구성원이 내용을 기억하기 좋고, 그만큼 덜 왜곡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비전을 정리했다면 이를 구성원들에게 전파할 필요가 있다. 팀과 프로젝트의 비전이 무엇인지, 왜 그런 비전을 정했는지 그리고 충분히 달성 가능한 비전인지에 대해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 좋다. 만약 비슷한 비전으로 성공을 일군 사례를 소개하면 비전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가 높아질 수도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분명히 동일한 비전을 전파했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구성원마다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가 생긴다. 비전은 한 번 공유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계속 전파해야 한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말이다. 주 단위나 월 단위로 있는 팀 미팅에서 한 번씩 재확인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또한, 비전을 기억만 하고 있어서는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 모두가 동일하게 기억하는 비전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하나의 기준으로서 동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가 새로운 캐릭터 디자인을 시연했을 때, 단순히 좋다, 나쁘다, 예쁘다, 이상하다는 형태로 주관적으로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프로젝트의 비전에 어울리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평가해야 한다. 구체적인 평가는 동일한 비전을 공유해 팀의 생산성이 올라가는 데 기여할 수 있고, 비전을 재확인하게 되어 동일한 목표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5. 팀워크: 함께 일하기 위한 규칙 설정하기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인 프로 스포츠팀에서도 매주 훈련이 진행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는데 왜 훈련이 필요할까? 좋은 역량을 가진 선수들을 모아 놓으면 분명 팀의 역량이 올라간다. 하지만 선수들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팀에 잠재된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축구에는 삼각 패스를 통한 돌파가 있다. A 선수가 B 선수에게 공을 패스하고 앞으로 달린다. 그러면, 수비는 공을 가진 B 선수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그때, B 선수가 전진하는 A 선수에게 다시 공을 패스한다. 이렇게 하면 A 선수의 단독 돌파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비를 헤집어 놓을 수 있다. 상호작용을 통해 효과를 발휘하는 연습을 해두지 않으면 실수가 나오기 쉽고, 그만큼 팀의 퍼포먼스를 저해한다.
회사의 조직에서도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이런 상호작용에는 약속과 규칙이 필요하다. 어떤 과정을 통해 업무를 진행할 것인지, 각자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결과물은 어떤 형태로 나와야 하는지 등이 명확하게 정해져야 한다.
약속과 규칙은 각자가 충실히 지켜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팀워크이다. 팀워크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혼선이 생기고 효율이 떨어지며 최악의 상황에는 불화가 생길 수도 있다.
팀워크를 친목과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친목이 팀워크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친목과 팀워크는 엄연히 다르다. 팀워크는 일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형성하는 것이며 친목이 없어도 팀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서로 친하지 않은 두 선수도 삼각 패스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처럼.
팀원 간의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규약이나 프로세스가 명확히 정해져 있어야 한다. 구두 합의로는 충분하지 않고, 반드시 문서로 정의돼야 한다. 각자가 일하는 시간이 다르다면 업무 시간에 대한 정보도 정리가 되어야 한다. 문화나 우선순위의 기준도 한번 정리하면 좋다. 요즘은 자율을 중요시하는 팀이 많은데, 약속이 명확해야 자율이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한다.
규약을 정하는 과정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모여서 합의하고, 그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원화가가 모델러에게 넘기는 이미지 파일의 이름에 대해서 규약이 필요하다면 관련된 작업자들이 모여 적절한 네이밍 규약을 만들면 된다. 그 후, 규약의 내용이 담긴 참조 문서를 작성해서 공유하면 된다.
다른 팀이나 외주 조직과의 협업에서도 명확한 약속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조직은 각자 다른 목표와 일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협업하는 과정이 명확하지 않으면 기대한 것과 다른 결과물을 받게 되거나 필요한 업무가 누락되기도 한다.
6. 몰입 방해 요소 제거: 역량을 이끌어내는 환경 만들기
대학 입시에는 집중해서 공부한 한 시간은 집중하지 못한 상태로 공부한 세 시간과 같다는 말이 있다. 열심히 공부해본 사람은 집중 여부의 차이를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일도 마찬가지다. 구성원이 얼마나 일에 몰입했는가에 따라 구성원의 생산성에 차이가 나고, 팀의 생산성도 달라진다.
몰입 상태에 들어가는 루틴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다른 사람이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하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대체로 비슷하고, 외부에서 조절할 수 있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자체가 대부분 외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성원을 몰입 상태로 이끄는 것보다 구성원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편이 리더로서는 더 쉽게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몰입에는 비용이 든다.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춘 게임도, 플레이어를 즉각적으로 게임에 몰입시키지는 못한다. 하물며 일할 때는 몰입 상태에 들어가는 데 더 큰 비용(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몰입 상태가 깨지면 다시 몰입 상태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낭비됨을 이야기한다.
몰입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소가 회의다. 회의를 진행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앞뒤로도 일정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회의가 띄엄띄엄 있는 날은 업무를 진행하기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정 요일이나 특정 시간대에 회의가 몰려있는 편이 다행스럽게 생각될 때도 있다.
효율적인 회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회의를 안 할 수는 없다. 간혹 회의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을 참석시키는 경우도 있고, 꼭 회의로 하지 않아도 되는 안건을 회의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회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서 한 번의 회의로 끝날 논의를 몇 번에 걸쳐 진행하게 될 때도 있다. 회의는 참석자에게 비용을 요구하는 프로세스다. 회의를 주최하는 사람은 한 번의 회의에도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하는 환경도 중요하다. 시각, 청각 등 감각적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으면 해결해 주자.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면 파티션을 보강해 줄 수 있고, 복사기 소음이 시끄러우면 복사기 위치를 바꿔볼 수도 있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라면 사소한 것 하나라도 제거해보자. 실행은 한 번이지만, 그 효과는 반복되어 나타난다.
사람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면 잠도 잘 오지 않는다. 구성원이 주요 업무 이외의 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빠르게 해결하도록 도와주자. 연말정산을 처음 하는 구성원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고, 프레젠테이션으로 고민인 구성원에게 좋은 팁을 알려줄 수도 있다. 나아가서 팀원이 고민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리더가 된다면 팀원이 다른 일로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는 일이 그만큼 줄어든다.
7. 의사결정 품질 향상: 팀 생산성을 좌우하는 리더의 결정력 높이기
2년은 어지간한 게임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3년 걸렸다는 게임도 있고, 5년 걸렸다는 게임도 있다. 심지어, 프로젝트를 10년이나 진행하고도 출시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게임을 한 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만들기 때문에 그렇게 시간이 길어졌을 것이다.
재밌을 거라고 생각한 게임이 만들어서 테스트하고 나니 생각과 다를 수 있다. 만든 게임이 아까워서 무리하게 출시하는 것보다는 다시 만드는 편이 대체로 올바른 판단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된다면 리더의 의사결정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구성원의 생산성을 높이면 팀의 생산성이 올라간다. 하지만 올바른 의사결정이 뒷받침되어야 생산성이 유의미한 것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따라서 팀의 생산성을 올리고 싶은 리더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의사결정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결정의 품질 향상을 결과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
잘못된 의사결정의 반복은 팀의 성과를 수포로 돌아가게 만드는 면에서도 안 좋지만, 구성원의 의욕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면에서도 부정적이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리더와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성원의 이탈은 당장의 업무성과뿐만 아니라 팀의 잠재적인 생산성까지 떨어지게 만든다.
실패 자체가 용납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의사결정이 항상 성공적일 수만은 없다. 다만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를 구성원들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도 함께 인정한 의사결정이 실패로 판명되었다면 그것은 리더 혼자만의 실패가 아니라 팀의 실패가 된다. 이는 힘을 합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력을 갖는다.
항상 성공할 수는 없지만,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핵심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듯이, 리더는 의사결정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제품과 시장에 대한 통찰을 계속 쌓아 나가야 하고, 자기 생각을 팀원과 자주 공유하고, 피드백을 수집해야 한다. 리더의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노력을 구성원이 관찰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실패로부터 확실한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결정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공유해야 한다. 이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밑거름이 되기도 하고, 구성원도 리더의 의사결정을 계속 믿고 따를 수 있는 신뢰를 쌓게 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리더가 팀과 프로젝트를 의사결정의 중심에 두었을 때 가능하다. 리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의사결정을 진행한다면 구성원을 납득시키기도 어렵다. 성공을 위한 통찰을 늘리기는 쉽지 않고, 실패 후 구성원의 신뢰를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팀원을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생산성은 높아질 수 있다
팀의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면 앞에서 이야기한 일곱 가지 도구를 검토해 보자. 팀의 생산성이 떨어져서 고민일 때도 살펴보면 좋다. 여러 개의 조언을 한꺼번에 진행하기보다는 팀의 상황에 맞는 한 가지 도구를 실행해본 뒤 다른 도구를 살피는 편이 더 좋다.
팀의 생산성이 낮다고 해도 구성원을 탓하지는 말자. 구성원의 역량을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구성원들이 알아서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 준다면 리더는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리더가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도 절반쯤은 사라진다.
구성원은 인간이다. 사람은 로봇처럼 버튼 하나로 작동되지 않는다. 게임 캐릭터처럼 기대했던 결과를 정확하게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 리더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구성원의 생산성이 달라지고, 팀의 생산성도 달라진다.
좋은 리더는 생산성을 끌어올려 팀의 성과와 구성원의 신뢰를 획득한다. 이를 통해 성공을 경험하면 팀의 성과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리더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도 확보할 수 있다. 부단한 노력을 통해 팀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어제보다는 나은 의사결정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