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다고 다 팀은 아니다. 팀을 팀답게 만들려면 먼저 새는 구멍부터 막아야 한다. 1+1의 합이 2보다 작아, 오히려 혼자 일하는 것이 훨씬 나을 때도 있다. 팀다운 팀은 시너지가 살아있는 팀, 1+1의 합이 2보다 큰 팀이다. 각기 다른 의견과 아이디어가 부딪히고 협력해 문제 해결과 성과를 창출하는 힘이 있는 팀, 플러스 소통이 오고 가는 팀이 진짜 팀이다.
시너지가 살아 있는 팀은 대화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그런 팀에서는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협력적으로 토론한다. 조율하는 소통, 즉 플러스 소통이 일하는 과정에 스며들어 있다. 서로의 다름이 받아들여지는 대화를 통해 각자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동시에 협력적인 관계가 구축된다.
팀에 대한 소속감, 팀원들 간의 연대감이 강화되면서 공동의 목적과 팀 목표를 향해 팀의 에너지가 집중된다.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 역량이 강화되고, 성과와 생산성이 따라온다.
성과와 생산성을 높이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협력을 요구하고, 배려를 강조해도 플러스 소통은 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이너스 적자를 메꾸어야 손익이 발생하듯 팀의 시너지, 플러스 소통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 팀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팀의 소통을 방해하는 마이너스 소통부터 먼저 복구한 다음에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이너스 소통은 팀의 시너지를 훼손하고 방해하는 모든 소통이다. 업무적, 정서적 단절을 가져오고, 팀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일의 효율과 효과를 떨어뜨린다. 팀에 대한 불만족을 불러 일으키며, 결국 팀을 떠나게 하는 힘으로 작동한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 전에 먼저 우리 팀의 상태를 진단, 점검하고 팀의 시너지를 훼손하고 방해하는 소통을 찾아 복구하는 것이 먼저다. 다시 말해 우리 팀에 숨어 있는 소외감과 거절, 단절의 소통을 찾아 막힌 구멍을 뚫어주고 끊어진 흐름을 이어주는 것부터 해야 한다.
업무의 속도와 효율을 방해하는 팀의 마이너스 징후와 해결법
많은 리더들은 팀워크와 시너지가 살아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 하면서도 일을 진행할 때는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을 추구하는 소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팀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경험과 경력이 있는 몇 사람에게 발언의 기회를 집중시킨다.
대부분의 의견이 거부되거나 발언할 기회조차 없이 회의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 여러분의 팀은 이미 마이너스 소통의 함정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지위나 권한이 제일 낮은 직원들부터 소통에서 소외되기 시작하고, 마이너스 소통이 거듭되면 결국 팀을 떠날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모든 소통의 전제 조건은 공정함이다. 공정함은 마치 게임의 룰과 같아서 모두에게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최소한의 규칙이다. 게임의 룰이 공정하지 않다고 지각하는 순간, 게임은 스톱되고, 선수들은 참여를 거부할 것이다.
공정함은 팀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눈에 띄지 않아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오류가 있다고 여겨지는 순간, 팀에 대한 불만족에 불을 당기고, 팀을 떠나게 하는 마음을 먹게 만든다. 아무리 화려한 결과라도 공정하지 못한 룰로 얻어 낸 성과라면, 오히려 성취가 커질수록 그 과정에서 경험한 단절로 인해 조용히 팀을 떠나려는 마음이 깊어진다. 그럴 때 몸이 남아 있다 해도, 마음은 벌써 떠난 것과 다름없다.
우리 팀의 소통은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소통의 기회는 공정하게 제공되어 있는가? 먼저 팀이 소통하는 장면을 찬찬히 관찰해보자. 회의 장면을 포함해서 팀이 상호작용하는 모든 장면을 CCTV를 틀어놓고 보듯이 멀리서 찬찬히 들여다보자.
1. 의욕을 갉아 먹는 '작은 무례함'부터 바로잡는다
크고 중요한 사안은 누구나 신경을 쓰고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뭐라 말하기도 사소한, 하지만 의욕을 갉아먹는 작은 무례함이 있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는 폭언이나 폭행 등의 무례함은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회사도 단호하게 대처하기에 대응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일상의 '작은 무례함' 은 문제를 삼기도 애매해서, 암암리에 팀에서 관계를 훼손하고 단절을 부추기는 일등공신이다. '내가 맞고 당신이 틀렸다' 라는 전제가 깔린 표현이 우리 팀에서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면, 직급과 지위가 낮은 직원들부터 서서히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언어 표현 등이 직설적이어서 오해를 하거나 기분이 나빠질 소지가 있음'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그 사람의 험담을 함'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감정 통제가 잘 안됨' '농담이라고 하지만 기분이 나쁨' 등이 팀원들이 일상에서 만성적으로 경험하는 작은 무례함이다.
특히, 반말은 팀 내에서 가장 쉽게 벌어지는 무례함의 표현이다. 나이를 앞세운 반말은 나이의 권위를 은연중에 과시하면서 팀원들을 나이에 따라 분리한다. 팀장의 반말은 그저 말투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중에도 은연중에 나와 당신 사이의 연결을 끊고 단절을 부추기는 표현이 있다. '내가 분명히 말했는데, 명확하게 말했는데' 등의 표현은 나의 관점과 의견이 틀릴 리 없다는 가정을 깔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건 틀렸다' '비전문적이다' '당신은 항상 그랬다' 등의 단정적이고 평가적인 표현 역시 마찬가지다. 위에서 말한 팀원처럼, 욕하고 큰소리치는 것만이 무례한 것이 아니다. '내가 맞고 당신이 틀렸다'라는 전제가 깔린 표현이 우리 팀에서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면, 직급과 지위가 낮은 직원들부터 서서히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소통이 공공연하게 팀의 소통을 지배하고 있다면, 팀 빌딩 워크샵을 할 것이 아니라, 일상의 말투부터 바꾸고 팀 내 무례함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가지고 고쳐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 팀에 만연해 있는 작은 무례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찾고 싶다면, 팀의 소수 (남성위주 팀에서 여성, 직급이 제일 낮은 직원, 파견직 직원 등)에게 물어봐야 한다. 연장자나 직급이 높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무례함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기에 팀의 민낯을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 우리 팀의 진짜 수준은 수직적 위계의 가장 아래에서 봐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1:1 면담의 기회나 티타임을 활용하면 좋다. 대놓고 '우리 팀의 무례한 행동이 무엇인가'라고 부정적인 요소를 찾는 질문은 이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니 긍정적이면서 포괄적인 질문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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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씨는 우리 팀에서 일할 때, 언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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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에서 서로 존중하는 소통을 하려면, 무엇을 해보면 좋을까요?"
라는 긍정적인 과거 경험을 먼저 물어봄으로 대화의 초점을 긍정적으로 시작해보자.
두 번째,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좁혀가면서 실제 행동 과제를 탐색하는 것이다. "팀에서 일하며 관찰한 사례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라고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례를 빗대어 이야기하도록 질문하는 것도 말하는 이의 부담을 줄이면서 팀에서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질문이다.
셋째,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작은 무례함을 확인했다면, 새로운 행동 지침을 세우고 단호하게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팀장의 메시지가 팀원 전원에게 제대로 전달되려면, 동일한 메시지를 다른 채널로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전체 회의 시간에, 공지 메일로, 소그룹 회의에서, 1:1 미팅에서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팀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지침은 간단하면서 명확해야 한다. 마음과 배려를 강조하는 추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명확한 행동을 담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전 피드백을 미리 공지하여 작은 무례함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명분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의도와 다르게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데, 그럴 때는 바로 피드백을 할 테니, 오해하지 마시고 들어주세요."라고 하고, 약속한 행동이 지켜지지 않을 때, "지금 그 행동은 우리 팀 약속과 어긋납니다" 라고 지적하면서 고쳐 나갈 수 있다.
어떤 상호작용에서든지 인격적인 존중은 최소한의 공정함이다. 상호작용 공정성은 대인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 입장에 대한 관심, 체면을 배려하는 처우 등과 같이 인간적인 측면의 다양한 행동을 포함한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나는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있는가'이다. '상호작용 공정성'을 지키기 어려운 함정이 여기에 숨어있다. 의도와 다르게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행동과 내뱉는 말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정성을 훼손하는 마이너스 소통은 언어적, 비언어적 신호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상적인 팀 생활의 미세한 순간의 감정적 신호로, 눈맞춤, 표정, 바디랭기지, 목소리 등에서 무의식적으로 전달되는데, 말보다 신호/태도가 더 강력한 힘을 지닌다. 호감과 신뢰 등을 전달하는 관계에 대한 메시지는 직관적이고 감정적으로 전달되는 비언어적인 신호를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무례함에 대한 치밀하면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마음과 배려, 의지와 결심을 강조하는 것으로 부족한 이유이다.
2. 상황의 패턴화를 통해 팀 정보의 사각지대를 없앤다
두 번째로 확인해야 할 공정성은 정보의 흐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팀 내 정보의 흐름이 막히거나 끊긴 곳이 있다면 그곳이 정보의 사각지대다. 팀장이 공유하는 정보가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달되는 흐름, 역으로 팀원의 근황 및 업무 현황에 대한 정보가 팀장으로까지 이어지는 흐름에서 소외와 단절이 있다면, 그 흐름을 다시 연결하고 복구해야 한다.
'팀원들은 업무에 필요한 정보에 대해 제때 충분히 설명을 듣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팀 내 정보의 흐름을 관찰하고, 막힌 곳을 뚫어주는 것이다.
퇴사하고 싶다는 팀원을 면담하고 나서야 팀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팀 내의 끼리끼리 문화, 팀장의 지시가 전혀 전달되고 있지 않은 소그룹.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몇몇 팀원들이 끼치는 부작용, 그리고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한 팀원의 고충과 어려움.
그제야 우리 팀이 얼마나 소통이 안 되고 있었는지, 팀장이 얼마나 팀 내 상황에 대해 모르고 있었는지 알았다. 팀원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타이밍이었다.
팀의 규모가 10명을 넘어가면, 팀 내 하위 그룹을 두고, 중간 리더를 세우는 경우가 있다. 팀장이 중간 리더들에게 업무를 위임하면, 중간 리더들이 자신들이 속한 그룹으로 가서 개별 업무를 위임하고 일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팀장들에게 팀에서 주로 소통하는 대상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보통 서너 명, 많아야 대여섯 명이다. 대개는 중간 리더들과 긴밀하게 소통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밖의 직원들은 평소 일에 관한 소통은 중간 리더와만 나눈다. 팀장과는 회식이나 커피 타임 등에서 소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팀장과 중간 리더들만 상호 이해와 친밀감이 형성되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아웃 그룹으로 밀려 나간다. 팀장과 중간 리더를 중심으로 하는 그룹과 그 외,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눠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팀장이 모든 직원과 동일하게 소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팀 내에서 일어나는 소통 현상을 관찰하는 것은 필수다. 특히 팀이 소그룹으로 나뉘어 있다면, 직원들이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소통은 누구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팀장이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소그룹 내에서 중간 리더들의 소통 현황을 관찰하고 피드백하는 것은 필수다.
'방향성 제시, 팀의 미래나 목표에 대한 언급 없이 현안의 디테일만 챙긴다' '일관성이 없고 업무 지시가 자주 바뀐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 대한 지원이 없다' '위임이라면서 일을 맡겨 놓고 방관한다' '불편하고 민감한 사안은 뒤로 미룬다' 등은 팀장이 당면한 이슈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 등장하는 피드백이다.
팀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업무에 대한 파악과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내리는 지시라면, 팀원들에게 보탬이 될 리가 없다. '팀장님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요' 중간급 직원들에게 팀 소통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되돌아온 대답이었다. 현장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실무자의 의견을 뒤로한 채, 자기 경험과 지식만을 고집하는 팀장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배려한다는 마음에 혼자서 일을 도맡아 하거나 맡겨 놓고 불안한 마음에 계속 기웃거리며 체크한다.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지만, 새로운 계획을 앞에 놓고는 불안한 마음에 반복해서 검토를 요구하거나 위험 요인에 대해 추궁한다. 이럴 때 직원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메시지일 뿐이다.
팀장들이 공통으로 발견하는 현상 중 하나는 업무의 목적과 맥락에 대한 정보가 상당 부분 누락된다는 것이다. 회사의 현재 상황과 우리 팀의 목표에 비춰 일의 목적과 맥락을 공들여 설명하면서 업무를 지시했는데, 중간 리더를 거치면서 앞뒤 맥락이 사라졌다. '해야 하는 업무'만 달랑 전달되고 있었다.
막상 그 일을 실행해야 하는 실무자들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일의 최종 성과가 어떤 모습인지도 모르는 채, 단편적인 업무 지시만 받고 있었다는 실정을 뒤늦게 안 것이다. 팀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대표적인 경우다.
팀장이 사각지대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직원의 입장에서 직원이 우리 팀에서 경험하는 소통을 중심으로 누구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소통하는지 관찰하고 상상하고 헤아려볼 때 팀 소통의 사각지대를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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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패턴 다양화: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팀원 수 찾기
'피자 한판의 법칙'을 활용하자. 최적의 회의 참여 인원은 피자 한판을 나눠먹을 수 있는 인원이라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법칙이다. 팀원이 10명이 넘어 간다면, 인원을 반으로 쪼개서 진행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다. 그다음엔 업무 단위로 나누거나 연차로 나누어 테스트해본다. 평소 팀장이 전달한 메시지가 어디까지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가장 높은 생산성으로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최적의 팀원 수를 찾아가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물리적인 세팅이 정리될 때, 정성적인 변화도 잘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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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 미팅 패턴 다양화: 1:2 면담
일과 관련하여 사수/부사수, 멘토/멘티로 파트너가 있다면, 함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업무에서 협력의 정도를 파악하고, 팀원들간의 역할 분배, 업무 협업 수준과 프로세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1:1 면담이 주로 개인의 입장에서 경험과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면, 1:2의 면담은 보다 팀과 업무에 대해 깊은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2 면담에서는 파트너의 이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보태면서 큰 부담없이 평소 속으로만 생각하던 이야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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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어린 비판자에게 피드백 요청하기
무기명으로 이루어지는 피드백 만으로는 부족하다. 나의 강점과 개선점에 대해 냉정하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들으려면 따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피드백을 요청해야 한다.
애정 어린 비판자의 조건은 첫째, 나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고, 둘째, 나의 성공을 지지하는 신뢰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면서, 셋째 불편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상사, 동료, 후배이다. 나와 너무 친하거나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는 배제하는 것이 좋다.*
사전에 취지를 설명하고 애정어린 비판자가 되어줄 것을 요청하였다면, 피드백은 구체적인 질문을 담은 메일로 요청하는 것이 쉽게 피드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
'평소 내가 말하는 방식에서 개선해야 할 말투나 표정, 행동이 있다면?" "평소 나의 일하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등의 구체적인 질문을 한다. 피드백의 내용 중에 내가 동의할 수 없 내용이 있다면, 그것이 찐 피드백, 나의 맹점영역을 건드리는 피드백이다. 변명하지 말고, 방어하지 말고, 곰곰이 그런 피드백이 나오게 된 나의 행동과 말을 복기해보자.
3. '말하라' 대신 '도구'를 활용해 구조적으로 대화를 이끈다
'소통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이 많아서, 면담을 해도 말을 안 해요.'
'회의 시간에 이야기를 하라고 해도 말을 안 해요. 답답한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나 혼자 떠들고 있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팀원들이 원하는 소통의 기회는 그냥 말을 하라는 요구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 의견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와 기회가 함께해야 한다. 말을 하라고 요구하면 할수록 오히려 소통의 부담이 가중된다. 회의 시간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데, 침묵을 깰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다.
강압적이고 불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말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강압이고 지시일 뿐이다. 정말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공정한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면, 말을 하라고 요구하지 말고 말을 하게 해야 한다.
'소통'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학습된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스킬에 대한 교육을 많이 받았어도, 의지를 갖고 새로이 결심해도,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 부딪히고, 조율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경험할 때만 소통이 이뤄진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팀원이 자기 생각을 말할 정당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 이를 위해 소통의 기회와 장면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것은 팀장의 몫이다.
1:1 미팅을 통해서 이뤄지는 간헐적인 소통으로는 부족하다. 평소 일을 하는 과정에서 편하게,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팀에서 이뤄지는 모든 회의와 미팅은 현재 우리 팀의 소통 수준을 확인하고 연습할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다.
만약 팀장과 함께하는 회의가 지시와 보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으로만 이뤄지고, 다른 의견이 있어도 꺼내 놓을 분위기가 안 된다면 우리 팀의 소통 수준은 아직 마이너스 혹은 제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팀장은 팀 미팅을 진행할 뿐 아니라 소통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감독이자,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다. 팀 미팅은 팀장이 기획·연출한, 팀원들이 새로운 대화 방식을 학습할 수 있는 결정적 무대다. 미팅의 안건을 소개하고, 진행 과정을 확인하고, 시작을 알리고, 마무리하는 진행만 할 일이 아니다.
소통할 멍석을 깔아주고, 말문을 틔워주고, 화두를 던지고, 생각의 마중물이 될 질문을 하고, 메뉴판을 내밀면서 생각을 자극해야 한다. 팀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도록 격려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하도록 자극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도록 도와주는 촉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라고 주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을 도입하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해야 한다. 양보하고 조율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통해 성과를 달성하는 경험은 오롯이 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플러스' 소통이다. 의견의 대립, 생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파트너로 존중받고 또한 존중하는 경험 역시 팀 미팅에서 학습할 수 있는 소통이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1. 도구를 활용해서 대화를 이끌 것
포스트잇과 화이트보드는 필수, 도구를 활용해서 말문을 열어라. 직원들의 의지와 태도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말하기를 쉽게 하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직원들의 말문을 여는 데 매우 도움이 된다.
주제에 대해 다 같이 생각하고, 포스트잇에 각자 생각을 적는다. 모든 포스트잇을 화이트 보드에 붙여 놓고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생각을 말할 기회를 얻는다.
또는 다 같이 화이트보드 앞에 둘러서서 각자의 의견을 돌아가면서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디어를 화이트보드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누가 어떤 의견을 제안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데이터의 오류나 누락,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도와준다.
미팅에 참석한 사람들의 집중과 이목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다 같이 둘러앉아 말로만 하는 회의에서는 누가 이야기하는가에 집중하게 하는 반면, 화이트보드를 쳐다보면 무슨 아이디어와 계획이 필요한지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문제를 구체화하는 단계,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단계, 대안을 구체화하고 장애를 탐색하는 단계, 최종적으로 실행을 위한 대안을 선택하는 단계 등 미팅의 모든 단계에서 다이어그램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미팅 참석자들은 화이트보드와 다이어그램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미팅 주제에 몰입한다.
2.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서 팀원의 말을 열게 할 것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서 팀원의 말문을 열어라. 팀 미팅에서 팀장은 질문하는 사람이다. 질문을 통해 팀원들이 자기 아이디어와 생각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팀장의 역할임을 잊지 말자.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야기하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며 해라'라고 말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질문하라. '그것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겠어요?'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세요.' '관련한 비슷한 경험을 나눠 주세요.' 등 간단하고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질문이 쉬워지면 답이 쉬워지고 답이 쉬워지면 말문을 열기도 쉽다.
4. 팀원이 생각하고 행동할 시간을 준다
'일을 맡겼으면 알아서 잘해야죠. 그러라고 전권을 주고 맡겼는데, 나중에 보니까 전혀 일이 안 되어 있더라고요.'
실행 단계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것은 위임의 오류이다. 많은 팀장들이 일을 맡기려거든 전권을 넘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위임의 함정은 여기에 있다. 동기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하고 처음부터 전적으로 재량권을 넘기는 것이다. 그리고 진행 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면서 최종 결과만을 챙긴다. 일을 알아서 하라고 했는데, 중간에 개입하면 동기가 저하된다는 이유다.
이렇게 생각하면 최종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시점에 위임한 일을 들여다보게 된다. 일의 결과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원의 역량 부족과 일 처리 방식을 비판하며 재량권을 철수해 쌍방 모두에게 곤혹스러운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팀장은 기대만큼 일을 수행하지 못한 직원에게 실망하고, 팀원은 재량권을 박탈당하며 자신의 권리를 빼앗긴 듯한 불쾌한 경험을 한다. 일을 아예 다시 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까지 계산한다면, 마이너스도 이런 마이너스가 없다. 위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맡기거나, 그렇지 않으면 위임을 철회한다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하는 경향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목표가 정해졌고 일을 맡겼으면, 팀장의 역할은 서포터와 조력자로 바뀐다. 계획과 실행은 전적으로 팀원에게 주도권을 주고 한 발 뒤에 서 있는 것이다. 신임 팀장에게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조급한 마음을 달래야 하는 초조한 시간일 수 있다.
마냥 기다리자니 제대로 일이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고, 조급해서 기다리지 못하고, 실행을 점검하고, 애초의 기대와 다르게 진행되는 상황에 실망하면서 위임을 철회하거나 어느새 팀장이 팔 걷어붙이고 직접 나서는 순간, 팀은 마이크로 매니징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목표 설정과 일을 지시하는 단계에서 중간 점검과 마감일 등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합의해야 하는 이유이다. 적어도 약속한 일정이 있다면,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팀원에게 위임을 했다고 해서 전적으로 팀원 혼자 알아서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서포트가 아니라 방임이다. 팀원 입장에서 '나를 신경 쓰고 도와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연결 의식은 서포트의 핵심이다. 벽에 막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 '나에게 호의와 신뢰를 가지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와 언제든지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 의식을 주는 것은 조력자 역할의 핵심이다.
아웃풋의 기대 수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더라도 실행 과정에서 팀원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추가되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추가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 팀장의 적절한 어시스트가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관찰하되, 바로 개입하지 말고 기다려라. 노련한 팀장들은 언제 개입해야 하는가를 기다릴 줄 안다. 기다리면서 슬쩍슬쩍 아는 척은 하지만 본격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이것저것 해보며 좌충우돌하는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답을 발견하며 성장하기 기다리는 것이다.
팀원이 스스로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실패를 경험해 보고 나면 조언과 도움에 대해 훨씬 수용적이다. 그래서 도움을 주더라도 혼자 고민하고 실패해본 다음에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먼저 질문하고 먼저 확인하라. 이때 중요한 것은 그동안 시도한 것은 무엇인지, 지금 제일 고민되는 것은 무엇인지,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를 먼저 질문하는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도움을 요청한다는 사실에만 꽂혀서 이런저런 조언을 건넨다면, "그건 이미 해봤는데요, 소용이 없었어요"라는 심드렁한 답이 되돌아올 것이다.
팀은 팀장과 팀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
팀의 소통 역량을 키운다고 할 때, 첫 번째로 떠올리는 방법은 공감·경청 등 소통 기술에 대한 교육이다.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여겨지면, 사무실을 벗어나 야외에서 팀 빌딩을 한다.
팀 구성원 전원이 업무 환경을 벗어나 워크숍을 하거나 소통 교육에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모의 과제를 놓고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하고, 그간의 소통을 돌아보며 함께 대안을 찾기도 한다. 혹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회식을 하고 1:1 면담을 진행하지만, 쉽사리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회성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 소통은 실제 업무 현장에 적용될 때 한계에 부딪힌다. 맥락이 달라지면서 마음과 태도도 달라지고, 현실의 벽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은 일하는 현장에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는 게 먼저고, 팀장들이 원하는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는 다음 순서다. 평상시 대화가 유쾌하고 유익해지면, 일을 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장애, 팀과 회사에 기대할 수 있는 성장, 일하는 방식이나 자신의 강점 등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실제 업무 진행 과정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달성하려면, 팀은 현장에서 함께 연습하고 배워 나가야 한다. 의견의 대립으로 인한 긴장과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 알 때, 의견의 다름은 시너지의 원천으로 작동한다.
팀의 학습은 팀장과 팀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업무 맥락에서 실제 일하는 과정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부딪히고, 요구하고, 양보하고, 타협하고, 조율하고 합의하는 공동의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이해와 협력이 일어나고, 팀이 성장한다.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는 팀. 성과와 생산성은 그런 플러스 팀에서 일어나는 것이다.